매년 교수협회의 대표자들이 12월이 되면, 한 해 동안 대한민국의 시대적 문제를 되돌아보고 정리하는 차원에서 올해의 사자성어를 선정해 교수 신문에 발표를 합니다.
2001년부터 2019년까지의 역대 올해의 사자성어를 알아보겠습니다.
사자성어를 보면, 해당 연도의 모습이 자연스레 떠오를까요?
2020년 올해의 사자성어에 대해서는 지난번 올린 자료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20년 사자성어 아시타비
[1] 2001년
오리무중(五里霧中) 오 리나 되는 짙은 안갯속에 있다
깊은 안갯속에 들어서게 되면 길을 찾기 어려운 것처럼 무슨 일에 대해 알 길이 없음을 일컫는 말이다.
[2] 2002년
이합집산(離合集散) 헤어졌다 만나고 모였다가 흩어진다
헤어졌다가 모였다가 하는 모습을 가리키는 말이다.
[3] 2003년
우왕좌왕(右往左往) 이리저리 왔다 갔다 방향을 종잡지 못하다
새로운 정부 출범 이후 정치, 외교, 경제 정책에 있어 혼선을 빚고, 대구지하철 참사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사회 각 분야가 제 자리를 찾지 못하고 갈 곳을 잃는 모습을 보인 것이 가장 큰 선정 이유였다.
[4] 2004년
당동벌이(黨同伐異) 같은 의견끼리 어울리고 다른 의견은 배척한다
당동벌이는 같은 파끼리는 한 패가 되고 다른 파는 배척한다는 뜻을 가진 고사성어다. 올 한 해 한국은 누가 보아도 정치집단이 黨同伐異의 추악한 태도를 전형적으로 보여주었다. 그 결과 사회는 통합이 아니라 분리와 분파돼 많은 사회문제를 낳았다. 결국 이러한 태도를 끝까지 버리지 못한 집단 모두가 자신들이 주장하는 사실의 정당성, 합리성과는 상관없이 국가와 사회를 심각하게 분열시키고 국가의 발전을 퇴행적으로 만든 장본인이라는 인식이 올 해의 상황을 반영한 고사성어로 꼽게 만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5] 2005년
상화하택(上火下澤) 위에는 불, 아래에는 연못
위에는 불, 아래에는 못. 불이 위에 놓이고 못이 아래에 놓인 모습으로 사물들이 서로 이반하고 분열하는 현상을 상징.
[6] 2006년
밀운불우(密雲不雨) 구름은 잔뜩 끼었는데 비는 오지 않는다
하늘에 구름만 빽빽하고 비가 되어 내리지는 못하는 상태를 뜻한다. 周易 小畜卦의 卦辭에 나오는 말로서, 여건은 조성되었으나 일이 성사되지 않아 답답함과 불만이 폭발할 것 같은 상황을 나타낸다.
[7] 2007년
자기기인(自欺欺人) 자신을 속이고 남을 속인다
자신도 믿지 않는 말이나 행동으로 남까지 속이는 행위를 의미한다.
[8] 2008년
호질기의(護疾忌醫) 병을 숨겨 의사에게 보여 주지 않는다
문제가 있는데도 다른 사람의 충고를 꺼려 듣지 않는다.
[9] 2009년
방기곡경(旁岐曲徑) 서려 있는 계곡과 구불구불한 길
샛길과 굽은 기로서 많은 사람들이 다니는 큰길이 아니라는 뜻. 일을 바른 길을 좇아서 정당하고 순탄하게 하지 않고 그릇된 수단을 써서 억지로 함을 비유하는 말.
[10] 2010년
장두노미(藏頭露尾) 머리는 감추었는데 꼬리는 드러나 있다
장두노미는 진실을 숨겨두려고 하지만 거짓의 실마리는 이미 드러나 있다는 의미다. 속으로 감추면서 들통날까 봐 전전긍긍하는 태도를 빗대기도 한다.
[11] 2011년
엄이도종(掩耳盜鐘) 귀를 막고 종을 훔친다
엄이도종은 나쁜 일을 하고 남의 비난을 듣기 싫어서 귀를 막지만 소용이 없음을 의미한다. 춘추시대 진나라 범문자의 후손이 다스리던 나라가 망할 위기에 처했다. 그때 백성 중 한 명이 종을 짊어지고 도망가려 했다. 그러나 짊어지고 가기에는 종이 너무 크고 무거웠다. 망치로 깨서 가져가려고 종을 치니 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그 백성은 다른 사람이 종소리를 듣고 와서 종을 빼앗아 갈까 봐 두려워 자신의 귀를 막고 종을 깼다고 한다.
[12] 2012년
거세개탁(擧世皆濁) 온 세상이 다 혼탁하다
거세개탁은 지위의 높고 낮음을 막론하고 모든 사람이 다 바르지 않다는 의미다. 초나라의 충신 굴원이 지은 '漁父辭'에 실린 고사성어로 온 세상이 혼탁한 가운데서는 홀로 맑게 깨어있기가 쉽지 않고, 깨어 있다고 해도 세상과 화합하기 힘든 처지를 나타내는 의미로 사용된다.
[13] 2013년
도행역시(倒行逆施) 차례나 순서를 바꾸어 행하다
도행역시는 잘못된 길을 고집하거나 시대착오적으로 나쁜 일을 꾀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도행역시는 오자서가 그의 벗 신포서에게 한말로, 어쩔 수 없는 처지 때문에 도리에 어긋나는 줄 알면서도 부득이하게 순리에 거스르는 행동을 했다는 데서 유래했다.
[14] 2014년
지록위마(指鹿爲馬)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한다
지록위마는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일컫는다는 뜻이다. 사기(史記) '진시황본기'에서 조고가 황제에게 사슴을 말이라고 고(告)함으로써 진실과 거짓을 제멋대로 조작하고 속였다는 데서 유래했다.
[15] 2015년
혼용무도(昏庸無道) 세상이 온통 어지럽고 무도하다
혼용무도는 나라 상황이 마치 암흑에 뒤덮인 것처럼 온통 어지럽다는 뜻이다. 혼용은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를 가리키는 혼군과 용군이 합쳐져 이뤄진 말로, 각박해진 사회분위기의 책임을 군주, 다시 말해 지도자에게 묻는 말이다.
[16] 2016년
군주민수(君舟民水) 임금은 배고 백성은 물
백성은 물, 임금은 배이니, 강물의 힘으로 배를 뜨게 하지만 강물이 화가 나면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17] 2017년
파사현정(破邪顯正) 사악한 것을 부수고 생각을 바르게 한다
중국 「삼론현의」에 나오는 용어로, 간단히 말하면 '그릇된 것을 깨고 바른 것을 드러냄'의 뜻이다. 원래 불교 용어였지만 이제 그 울타를 넘어 사회 일반의 통용어로 자리 잡았다. 추천 이유는 한 해 동안 세상을 움직였던 '적폐청산' 이란 이슈 때문이다. 정부의 개혁이 좀 더 근본적으로 나아가길 주문하고 있다. 이전 정권은 민주주의 원칙에 위배되는 절차와 방법으로 국정을 운영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이를 단절한 것은 '파사'이며 새로이 들어선 정권은 '현정'을 해야 할 때다고 목소리를 냈다.
[18] 2018년
임중도원(任重道遠) 책임은 무겁고 길은 멀다
논어의 태백편에 나오는 이 말은 책임은 막중하고 길은 멀다는 뜻이다. 임중도원의 올해 사자성어 선정은 무술년 한 해 동안 한국 사회에서 해결해야 할 일은 산더미 같았는데 아직 헤쳐나갈 길이 많이 남아 있다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19] 2019년
공명지조(共命之鳥) 한 몸에 두 개의 머리를 가진 새
많은 불교 경전에 등장하는 '한 몸에 두 개의 머리'를 가진 새로, 글자 그대로 '목숨을 함께 하는 새'다. 서로가 어는 한쪽이 없어지면 자기만 살 것 같이 생각하지만 실상은 공멸하게 되는 '운명공동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출처 : 교수신문(http://www.kyosu.net)
이상으로 한해를 바라보며 한국사회를 진단한 사자성어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2021년 12월에는 어떠한 사자성어가 나올까요?
모든 사람들이 들으면 흐뭇하고, 뿌듯하게 마음의 울림이 있는 사자성어가 선정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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